불법촬영 범죄와 양형 판단: 국가대표로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정상참작사유로 반영이 될까요?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축구선수가 항소심에서 ‘내년 북중미 월드컵 국가대표 출전’을 위한 감형을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93페이지에 달하는 항소이유서를 통해 “국위선양에 기여했다”며 “대한민국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감형 요청이 법적·사회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법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유명 축구선수의 감형 요청 배경과 주장
가. 사건의 개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불법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3년 11월 “불법촬영 혐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해당 선수를 국가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여 국가대표 자격을 잠정 박탈한 상태입니다.
나. 항소이유서의 주요 내용
위 선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에 제출한 93페이지 분량의 항소이유서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 “국위선양에 기여했다”
- “내년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민국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해야 한다”
- “팀의 중심이자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
- “형이 확정될 경우 국가대표로서 삶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러한 주장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직업적 특수성과 사회적 지위를 근거로 형사처벌에서 특별한 고려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2.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자격의 법적 영역 분리
가.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선발의 법적 영역 구분
형사처벌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이며, 국가대표 선발은 체육단체의 자율적 판단 영역입니다. 이 두 영역은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영됩니다.
나. 형법상 양형 판단 기준
형법 제51조는 양형 판단 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의 직업적 특수성이나 사회적 지위는 양형 요소로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2025. 1. 21. 개정)
대한축구협회는 성인 국가대표팀을 포함한 각급 축구국가대표침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을 통해 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운영규정은 제17조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자,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자에 대하여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3.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엄중한 처벌 기조
가.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최근 우리 사회는 성범죄, 특히 불법촬영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중한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의 개정을 통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 반포 등의 죄의 법정형이 모두 상향되었으며, 불법촬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신설되는 등 처벌이 강화되었습니다.
나. 법원의 엄중한 처벌 기조
현재 사법부는 성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와 인권을 우선시하는 판결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한 판결에서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결정적인 유죄의 증거가 되고, 오늘날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그에 대한 처벌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는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무고자들에게 중대한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18. 10. 18 선고 2018노1440 판결).

4. 유사 사례와 판례 분석
가. 양형 판단에서의 직업 고려 사례
법원은 일반적으로 피고인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중심으로 양형을 판단합니다. 대구지방법원은 한 판결에서 “불리한 정상: 소위 ‘보이스피싱’ 등으로 일컬어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은 조직적·체계적 역할분담을 통해 매우 치밀하고 기만적인 수법으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여 재물 내지 재산상 이익을 편취함으로써 대량의 피해자들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불신을 초래하고 심화시켜 우리 사회에 환산하기 어려운 해악을 끼치는 범죄로서 이를 엄격히 근절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1. 01. 21 선고 2020고단553 판결).
나.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 판단 사례
성범죄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을 중요한 양형 요소로 고려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피해자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한 시도조차 없었는데 감형을 받기 위해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을 하는 것이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공탁 사실이 원심의 양형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3노416 판결).
다. 항소심에서의 양형 판단 원칙
대법원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는 원칙을 확립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이는 항소심에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원심의 양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5. 결론: 법적 관점에서 본 감형 가능성
위 축구선수의 감형 요청은 법적, 사회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자격의 영역 분리: 형사처벌과 국가대표 선발은 서로 다른 법적 영역에 속하며, 형사처벌에서 국가대표 자격을 고려할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 피해자 중심적 관점의 부재: 감형 요청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나 반성보다는 자신의 경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피해자 중심적 관점에서 부적절합니다.
-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사회적 인식: 현재 우리 사회는 성범죄, 특히 불법촬영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반하는 감형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국가대표의 사회적 책임과 모범성: 국가대표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과 모범성이 요구되는 위치로, 범죄행위 후 특혜를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책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6. FAQ: 불법촬영 범죄와 양형에 관한 질문들
Q1: 불법촬영 범죄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A: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Q2: 국가대표 선수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 국가대표 자격은 어떻게 되나요?
A: 각 종목별 협회의 규정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되거나 정지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형사처벌과는 별개의 행정적 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