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호기심으로 여자화장실 몰카, 혐의 부인과 핸드폰 초기화… 처벌 피할 수 있을까?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지하철역, 순간의 잘못된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 몰카’ 범죄입니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급증하는 디지털 성범죄 중에서도 가장 죄질이 나쁘게 평가되는 범죄 유형 중 하나입니다.
만약 호기심에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옆 칸의 사람을 몰래 촬영하다 현장에서 발각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영상을 삭제하고 핸드폰을 초기화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화장실 몰카 범죄와 관련된 법적 쟁점들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어떤 범죄에 해당될까요? : 두 가지 범죄가 동시에 성립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몰카’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범죄 혐의를 적용하여 수사를 진행합니다.
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에 침입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합니다. 촬영의 성공 여부와는 관계 없습니다.
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소위 ‘몰카’ 범죄로 알려진 이 죄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했을 때 성립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제1항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설령 촬영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발각되었다 하더라도, 촬영을 시도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성폭력처벌법 제15조).

2.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점들
가. “핸드폰 초기화, 영상 삭제하면 증거가 사라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장에서 영상을 삭제하거나 공장초기화를 하면 모든 기록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입니다.
수사기관의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기술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해 있습니다. 삭제된 데이터나 초기화된 저장매체에서도 상당수의 정보를 복원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클라우드 자동 동기화 기능으로 인해 핸드폰에서 삭제했더라도 서버에 영상이 남아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섣부른 증거 삭제 시도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을 높이고,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23. 8. 16. 선고 2023노130 판결 참조). 따라서 혐의를 무작정 부인하며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불리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나.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피해자와의 합의는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감형 요소 중 하나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합의가 곧 ‘처벌받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상의 범죄들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해도 처벌할 수 있는 ‘비반의사불벌죄’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받더라도 수사와 재판은 그대로 진행되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처벌을 받게 됩니다.
다만,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피해 보상을 통해 이루어진 합의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재판부는 이를 참작하여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관대한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커집니다(창원지방법원 2023. 8. 29. 선고 2022노2817 판결 참조).
하지만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연락을 극도로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변호사의 조력 없이 합의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결론: 안일한 대응은 금물, 초기 전략이 중요합니다.
화장실 몰카 범죄는 결코 가볍게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와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동시에 적용되어 가중처벌될 수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징역형이나 벌금형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무거운 보안처분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섣불리 증거를 인멸하려 하거나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사건 초기, 경찰의 첫 조사를 받기 전부터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정확히 분석하고, 디지털 포렌식 가능성, 피해자와의 합의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일관되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화장실 몰카 범죄의 처벌 수위는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A. 법정형은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처벌은 범행 동기, 횟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동종 전과 유무 등에 따라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다양하게 선고됩니다. 또한, 유죄 판결 시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등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Q2. 성적인 의도는 없었고 정말 호기심이었습니다. 참작이 될까요?
A. ‘성적 욕망’의 유무는 피의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행위의 성격과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됩니다. 여성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용변 보는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는 사회 통념상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호기심’이라는 주장만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렵습니다.
Q3. 촬영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처벌받나요?
A. 네,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형법은 범죄를 실행에 옮겼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미수범’도 처벌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스마트폰을 특정 방향으로 겨누는 등 촬영을 위한 구체적인 행위를 시작했다면, 실제 촬영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4.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첫 경찰 조사는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섣불리 혼자 출석하여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반드시 조사 전에 변호사와 상담하여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고, 진술의 방향과 내용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변호사와 동행하여 조사를 받는 것이 심리적 안정과 방어권 행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면책공고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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