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몰카' 발견, 삭제해도 처벌될까?

사랑하는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 하지만 만약 그 신뢰를 깨고 상대방이 몰래 당신의 신체를 촬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일 것입니다.

불법 촬영, 이른바 ‘몰카’ 범죄는 연인 사이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상대방이 “실수였다”, “사랑해서 그랬다”, “바로 지웠다”고 말하더라도 문제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연인 사이 불법 촬영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가해자가 영상을 삭제했더라도 법적 처벌이 가능한지 명확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몰카’ 발견 즉시,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행동하세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릿속이 하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침착하게 다음 3단계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증거를 확보하세요.

가장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휴대폰, 카메라, 노트북 등에서 불법 촬영물을 발견했다면, 절대 그 자리에서 바로 삭제하지 말고 본인의 휴대폰으로 해당 화면이나 파일을 촬영해두세요.
상대방이 촬영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문자,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음 등이 있다면 반드시 저장하고 캡처해두어야 합니다. 이는 나중에 법적 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② 즉시 삭제를 요구하고 직접 확인하세요.

증거를 확보했다면, 상대방에게 모든 원본 및 복제본 영상의 삭제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눈앞에서만 삭제하는 척할 수 있으니, 갤러리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저장소(구글 포토, 네이버 MYBOX 등), PC, 외장하드 등 모든 저장 공간에서 완전히 삭제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클 수 있습니다. 즉시 전문 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입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02-735-8994):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법률 및 심리 상담 등 종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 (☎112): 신변에 위협을 느끼거나 상황이 심각하다면 즉시 신고하세요.

가해자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변명이 “이미 다 지웠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 촬영하는 순간, 이미 범죄는 성립했습니다.

우리 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그 신체를 촬영한 경우, 그 촬영물을 저장하는 순간 범죄가 완성된다고 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따라서 나중에 영상을 삭제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촬영 행위 자체만으로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성립하여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 ‘삭제된 영상’도 복구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영상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수사기관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통해 복구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섣불리 용서해주거나 합의해주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 만약 유포했다면? 처벌은 더욱 무거워집니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혹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라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했다면 이는 별개의 범죄가 되어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고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여 가해자에 대한 정식 수사와 처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민사 소송: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불법 촬영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금전적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Q1. 연인이 영상을 다 지웠다고 하는데, 정말 믿어도 될까요?

완전히 믿기는 어렵습니다. 눈앞에서 삭제했더라도 다른 곳에 백업해두었을 수 있고, 디지털 포렌식 기술로 복구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하여 상대방의 PC, 클라우드 계정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숨겨진 영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2. 처음에는 촬영에 동의했지만, 나중에 삭제를 요구했는데 거부해요. 이것도 처벌되나요?

네, 처벌 가능합니다. 촬영 당시 동의했더라도 나중에 동의를 철회하고 삭제를 요구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계속 보관하는 것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를 유포하거나 유포하겠다고 협박한다면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Q3. 증거가 부족한 것 같아 고소가 망설여져요.

증거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상대방과의 대화 녹음, 메시지 등 간접적인 증거도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 수사나 통신 내역 조회 등을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으니, 우선 변호사나 전문 기관과 상담하여 대응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신고하면 제 신상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요.

수사기관은 성범죄 피해자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명으로 조사를 받는 등 신원 보호 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등에서 익명으로 먼저 상담을 받아보며 불안감을 더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연인 사이의 불법 촬영은 ‘사랑’이나 ‘실수’라는 이름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입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절대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