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자위 영상 구매 후 협박, 돈 보내야 할까요? (공갈죄, 아청법)
1. 가상의 사연: 잘못된 호기심의 대가
평범한 직장인 준호 씨는 늦은 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우연히 ‘개인 촬영 영상 판매’라는 자극적인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준호 씨는 익명의 판매자에게 연락해 문화상품권으로 3만 원을 지불하고 자위 행위가 담긴 영상 몇 개를 텔레그램으로 전송받았습니다. 며칠간 아무 일도 없었고, 준호 씨도 점차 그 일을 잊어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판매자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최근 영상 판매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내 계좌를 압수수색하면 구매자 목록도 다 넘어간다. 당신도 조사받고 처벌받기 싫으면 50만 원을 보내라. 그러면 당신 기록은 내가 알아서 지워주겠다.”
준호 씨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순간의 호기심이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판매자의 말대로 정말 경찰 조사를 받게 될까? 혹시라도 직장이나 가족에게 알려지면 어떡하지? 고민 끝에, 그냥 50만 원을 보내고 조용히 일을 마무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준호 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판매자의 요구대로 돈을 보내는 것이 과연 안전한 해결책일까요?

2. 첫 번째 쟁점: ‘음란물 영상 구매’, 처벌 대상이 될까?
가장 먼저 걱정되는 부분은 ‘내 돈 주고 영상을 산 행위’ 자체가 범죄가 되는지일 것입니다. 이는 영상의 종류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가. 일반 ‘음란물’이라면? 구매·소지는 처벌 X
우리 법은 ‘음란물’에 대해 유포, 판매, 전시 등을 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즉, 돈을 받고 음란물을 판매한 판매자는 명백한 범죄자입니다. 하지만 현재 법규상 성인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음란물을 단순히 돈을 주고 구매하거나 개인적으로 소지한 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따라서 준호 씨가 구매한 영상이 성인 여성이 스스로 촬영한 자위 영상, 즉 일반 음란물에 해당한다면 구매 행위만으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 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이라면? 구매·소지는 중범죄
문제는 영상 속 인물이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일 경우입니다. 이 경우 해당 영상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속칭 ‘아청물’)이 되며,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은 아청물을 구입하거나, 소지하거나, 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청법 제11조 제5항). 판매자는 물론이고 구매자 역시 중범죄자로 처벌받는 것입니다.
SNS 등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되는 영상의 경우, 구매자는 영상 속 인물의 실제 나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만약 판매자가 아청물을 일반 성인 음란물인 것처럼 속여 팔았더라도, 구매자는 수사 과정에서 아청물 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위험을 안게 됩니다.

3. 두 번째 쟁점: 판매자의 ‘돈 요구’, 그 정체는?
판매자의 협박과 금전 요구는 영상 구매 문제와는 별개의 또 다른, 그리고 훨씬 더 심각한 범죄입니다.
판매자가 ‘구매 기록을 경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형법상 **‘공갈죄’**를 구성합니다(형법 제350조 제1항).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협박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입니다.
결론적으로 판매자는 ‘음란물 유포’는 물론, ‘공갈’이라는 중범죄를 추가로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법적으로 훨씬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위험에 처한 쪽은 구매자가 아니라 명백히 판매자입니다.

4. 결론: 돈을 보내는 것은 최악의 선택, 법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돈을 보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 돈을 보내면 안 되는 이유:
- 추가 협박의 빌미가 됩니다: 한번 돈을 보내면 ‘돈을 주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판매자는 말을 바꾸거나 다른 핑계를 대며 계속해서 돈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범죄자에게 돈을 주고 약속을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돈을 받아도 구매 기록을 유포하거나 경찰에 넘길 수 있습니다.
- 스스로를 범죄의 피해자로 만들고, 가해자를 돕는 꼴이 됩니다: 협박에 굴복하는 것은 가해자의 범죄를 성공시켜주는 행위일 뿐입니다.
- 현명한 대처 방안:
- 증거를 확보하세요: 판매자와의 모든 대화 내용(스크린샷), 송금 내역, 광고 게시물 등 모든 자료를 즉시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판매자의 범죄를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됩니다.
- 절대 돈을 보내지 마세요: 판매자의 요구에 일절 응하지 말고, 더 이상의 대화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신속히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혼자서 불안에 떨며 고민하지 말고, 즉시 형사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변호사는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구매한 영상이 아청물에 해당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판매자를 어떤 혐의로 고소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만약의 경우 본인이 조사를 받게 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최선의 전략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준호 씨의 사례는 순간의 호기심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두려움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자초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은 현재 ‘구매자’인 동시에, ‘협박 범죄의 피해자’입니다. 판매자를 정식으로 고소하여 그의 범죄를 처벌받게 하고, 동시에 자신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올바른 해결책입니다.

5. 변호사에게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돈을 보내면 정말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까요?
A.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범죄자들은 한번 성공한 협박은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신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추가적인 금전 요구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Q2. 경찰에 신고하면 저도 처벌받을까 봐 무서워요.
A.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현재 판매자는 ‘음란물 유포’와 ‘공갈’ 등 여러 중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반면, 구매자는 영상이 아청물이 아니라면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령 아청물일 가능성이 있어 조사가 필요하더라도, 협박 피해자로서 먼저 고소를 진행하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묵묵히 협박을 당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Q3. 판매자가 제 신상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A. SNS 계정 정보, 대화 내용, 그리고 돈을 보냈다면 계좌 이체 기록을 통해 실명과 계좌번호를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판매자의 협박을 무시하는 것 또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이용해 2차, 3차 피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4. 변호사 상담이 꼭 필요한가요?
A. 네, 반드시 필요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및 협박 사건은 법리적으로 복잡하고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사건의 유불리 분석 ▲판매자에 대한 고소장 작성 및 제출 ▲수사기관 조사 시 동행 및 진술 조력 ▲구매자 본인의 혐의에 대한 법적 방어 등 전 과정에서 의뢰인을 보호하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하는 만큼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면책공고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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