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과로 내 직업을 잃게 된다면?
무심코 한 장난스러운 행동. 하지만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껴 ‘강제추행’으로 고소했다면,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만약 유죄 판결을 받아 성범죄 전과가 남게 되면, 벌금이나 징역에서 그치지 않고 어렵게 준비했거나 이미 취득한 자격증까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사회적 시선이 엄격하고, 특히 특정 직업군에서는 자격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전과가 내 소중한 자격증과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어떤 자격증이 위험한가요?
모든 자격증이 똑같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요구되거나,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직업일수록 제한이 강합니다.
1)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돌보는 자격증 (교사, 보육교사 등)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분야입니다.
- 교원자격증: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교사로 임용될 수 없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초·중등교육법 제21조의2).
- 보육교사/어린이집 원장: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 기록이 있다면 자격증을 딸 수 없으며, 이미 가지고 있던 자격증도 취소될 수 있습니다 (영유아보육법 제21조의2, 제48조).
2)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자격증 (의료인, 사회복지사 등)
- 사회복지사: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 등을 선고받은 경우, 자격증 발급이 제한됩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2).
- 의료인 (의사, 간호사 등): 모든 범죄를 불문하고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범죄로 이러한 처벌을 받게 되면 의료인 자격 역시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8조, 제65조).
3) 운동을 가르치는 자격증 (체육지도자)
- 체육지도자 (헬스 트레이너, 생활체육지도사 등): 성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격증이 반드시 취소됩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2조).
- 자격증이 취소되면 3년 동안은 다시 딸 수 없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1조의4).
4)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자격
- 공무원: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 택시·버스 기사 등 운수업 종사자: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매우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특정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그 집행이 끝난 후 최대 20년까지,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경우 택시나 버스 등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의 운전 자격을 취득할 수 없으며, 기존 자격도 취소될 수 있습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4조 제3항).

2. 자격증뿐만 아니라, 특정 직장 취업도 막힙니다.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법원은 형사처벌과 별도로 ‘취업제한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이 명령을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특정 기관에 취업하거나 운영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취업이 제한되는 대표적인 곳들
-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원, 교습소
-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 청소년 수련원, 상담복지센터
- 헬스장 등 체육시설
- 의료인의 경우 의료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취업제한 기간(최대 10년)은 범죄의 내용이나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법원에서 결정합니다.

3.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대응 방안)
1)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 (가장 중요한 시기!)
- 피해자와의 합의: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여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 가벼운 처벌 목표: 실형(징역)을 피하고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자격증 유지에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 취업제한 명령만은 피하도록 노력: 재범 위험이 없다는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하다는 점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여, 법원으로부터 취업제한 명령만은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이미 처벌을 받고 자격증 취소 위기에 처했다면
- 행정소송 등 불복 절차: 자격증 취소 처분이 너무 가혹하거나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퉈볼 수 있습니다.
- 재취득 기간 확인: 자격증이 취소되었다면, 법에서 정한 재취득 제한 기간(보통 3년)을 확인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강제추행으로 벌금 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모든 자격증이 다 취소되나요?
A: 아닙니다. 모든 자격증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교사, 사회복지사, 체육지도자 등 특정 자격증은 벌금형만으로도 취소되거나 신규 취득이 막힐 수 있으므로, 가지고 계신 자격증의 관련 법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2: 전과기록이 나중에 사라지면(형의 실효), 자격증 제한도 풀리나요?
A: 아쉽게도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격증 법에서 정한 결격사유 기간은 전과기록이 사라지는 것과 별개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내 범죄기록은 삭제되었더라도, 법에서 정한 ‘취소 후 3년’과 같은 제한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Q3: 법원에서 취업제한 명령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럼 자격증은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취업제한 명령과 자격증 취소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법원에서 취업제한을 면제해 주었더라도, 자격증을 관리하는 행정기관(교육부, 시청 등)은 자체 법규에 따라 자격증 취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한순간의 실수가 평생의 노력이 담긴 자격증과 직업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론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문제가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사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합니다.
면책 공고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