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추행, 가해자 엄벌을 위한 서류와 그 효과는?
1. 시작하며: “합의는 없습니다. 제대로 처벌받게 하고 싶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으로 가해자를 고소했습니다. 저는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고, 가해자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 엄벌탄원서를 내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그 외에 제가 제출할 수 있는 서류는 무엇이 있고, 각각 어떤 효과가 있나요?”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결심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형사 절차는 국가(검사)가 가해자(피의자/피고인)의 죄를 묻는 과정이기에, 정작 가장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는 소외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도 형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적 권리와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의 엄벌’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단순히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피해자의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하기 위해 제출할 수 있는 주요 서류들과 각각의 법적 효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2. 가해자 처벌 수위를 높이는 핵심 서류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제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류는 **’엄벌탄원서’**와 **’피해자 의견서’**입니다. 두 서류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제출 주체와 법적 효력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가. 엄벌탄원서: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목소리
- 무엇인가요?
‘엄벌탄원서’는 말 그대로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간절히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 누가 제출하나요?
피해자 본인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 친구, 동료 등 사건의 경과와 피해자의 고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출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연명하여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어떤 효과가 있나요?
엄벌탄원서는 법률로 정해진 증거는 아니지만, 판사가 양형(형량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됩니다. 여러 통의 탄원서가 제출되면,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 ‘가해자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이는 가해자가 반성문 등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할 때, 그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고 피해자의 회복되지 않은 고통을 부각하는 강력한 반박 자료가 됩니다. - 무엇을 써야 하나요?
- 가해자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겪는 구체적인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피해 상황
- 사건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의 태도나 2차 가해 사실
-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될 경우 피해자가 느끼게 될 절망감과 사회 정의에 대한 불신
-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호소
나. 피해자 의견서: 법적 권리로서 나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진술하다
- 무엇인가요?
‘피해자 의견서’는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피해자의 공식적인 권리입니다. 피해자는 사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이 바로 피해자 의견서입니다. - 누가 제출하나요?
오직 ‘피해자’ 본인 또는 그 법정대리인만이 제출할 수 있습니다. - 어떤 효과가 있나요?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 사건 기록에 공식적으로 편철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검사는 이를 검토하여 기소 여부나 구형량을 결정하고, 판사는 판결에 의무적으로 참고해야 합니다. 특히 ‘합의 의사가 전혀 없음’과 ‘강력한 처벌을 원함’이라는 의사를 명확히 기재하면, 재판부가 가해자에게 섣불리 합의를 권유하거나 집행유예와 같은 선처를 내리는 데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 무엇을 써야 하나요?
- 사건의 경위와 피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
- 사건과 관련한 가해자의 처벌에 대한 명확한 의견 (예: “피고인에 대하여 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 합의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
- 향후 재판 절차에 대한 요청사항 (예: 가해자와의 분리 등)

3. 그 외 제출 가능한 보충 자료들
엄벌탄원서와 피해자 의견서 외에도, 피해 사실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면 주장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정신과 진단서 및 진료기록: 성추행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에 대한 진단과 치료 기록은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 동료 및 지인의 사실확인서: 사건 전후 피해자의 상태 변화, 가해자의 평소 행실, 사건 이후의 2차 가해 정황 등을 주변 사람들이 글로써 확인해 주는 자료입니다.
- 기타 피해 입증 자료: 사건으로 인해 퇴사나 휴직을 하게 되었다면 관련 서류, 심리 상담 기록, 일기장 등 피해자의 고통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변호사에게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엄벌탄원서나 의견서는 언제 제출해야 가장 효과적인가요?
A. 수사 단계(경찰, 검찰)와 재판 단계 모두 제출 가능합니다. 검찰 단계에서 제출하면 검사가 기소 여부나 구형량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고, 재판 단계(1심 판결 선고 전)에 제출하면 판사가 형량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각 단계에 맞춰 내용을 보강하며 여러 번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2. 가해자가 반성문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을까요?
A. 가해자의 반성문 제출은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전형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진정한 사과로 느껴지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반성문에 불과하다’는 내용과 함께 엄벌탄원서와 피해자 의견서를 제출하면, 재판부는 가해자의 반성이 진실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피해자의 목소리가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Q3. 이런 서류들을 꼭 변호사를 통해 제출해야 하나요?
A. 아니요, 본인이 직접 작성하여 해당 경찰서, 검찰청, 법원의 민원실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 전문가는 어떤 내용을 강조하고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재판부에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감정적인 호소에만 그치지 않고, 법리적으로도 의미 있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서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 결론: 당신의 목소리가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을 겪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은 그 자체로 외롭고 힘든 싸움입니다. 하지만 형사 절차 안에서 피해자는 결코 무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엄벌탄원서, 피해자 의견서 등은 법이 보장하는 피해자의 권리이자, 가해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러한 서류들을 통해 당신의 고통과 상처, 그리고 ‘가해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사를 재판부에 명확히 전달하십시오. 당신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정의로운 판결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면책공고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