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집무실 성추행 사건으로 본 '업무 관련성'의 모든 것

“친근감의 표시였을 뿐인데”, “장난이었는데” 와 같은 변명,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명백한 불쾌감과 성적 굴욕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급자나 업무상 우위에 있는 사람의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은 거부하기 어려워 더 큰 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된 ‘전직 도지사의 성희롱 사건’은 이러한 직장내 성추행 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법적 쟁점들을 다루고 있어 주목할 만합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통해 성희롱의 성립 요건, 특히 ‘업무 관련성’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그리고 가해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직장내 성추행

1. 도지사 집무실에서 무슨 일이? 사건의 재구성

사건은 한 도지사가 자신의 집무실로 대한미용사회 지부장을 불러 면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부장은 도지사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남녀차별개선위원회(현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습니다. 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도지사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정하고, 소속 기관에 손해배상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도지사 측은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만남이었고, 어깨에 손을 올렸을 뿐 가슴을 만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든 법원은 도지사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도지사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위원회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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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핵심 쟁점 ①: ‘업무 관련성’, 회사를 벗어나도 인정될까?

도지사 측은 공적인 업무와 관련 없는 만남이었으므로 성희롱의 요건인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는 성희롱을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을 매우 폭넓게 해석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2. 8. 선고 2022나2028858 판결 참조). 즉, 직접적인 업무 지시나 수행 과정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을 기회로 삼거나 업무 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경우도 포함됩니다. 심지어 회식, 출장, 워크숍 등 근무 시간 외나 사업장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도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다면 업무 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도지사가 자신의 ‘도지사’라는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지부장을 집무실로 불렀고, 면담이 이루어진 장소 또한 집무실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설령 대화 내용에 사적인 부분이 포함되었더라도 전체적으로 직무수행의 기회에 또는 업무를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것으로 보아 업무 관련성을 명백히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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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핵심 쟁점 ②: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변명, 통할까?

성희롱 사건에서 가장 흔한 가해자의 변명은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 또는 “친밀감의 표현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도지사는 지부장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어 성적 굴욕감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성희롱의 성립 여부는 행위자의 의도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사회 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가해자의 의도는 성희롱 성립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법원은 도지사가 지부장의 가슴 부위를 만진 행위는 그 자체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이며, 피해자가 실제로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하는 이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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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핵심 쟁점 ③: 위원회의 ‘권고’도 소송 대상이 될까?

이 사건의 또 다른 중요한 법적 포인트는 남녀차별개선위원회의 ‘성희롱 결정’ 및 ‘시정 권고’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위원회는 자신들의 결정이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하므로 소송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위원회의 성희롱 결정이 개인의 명예와 인격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시정 권고는 상대 기관에 이행 의무를 부과하는 등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닌,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04. 5. 20. 선고 2002구합36065 판결 참조).

직장내 성추행

직장내 성추행, 변호사에게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회식 자리나 퇴근 후에 발생한 성희롱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되나요?
A. 네,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법원은 ‘직장 내’라는 개념을 장소적 의미에 한정하지 않고, 업무와의 관련성을 폭넓게 봅니다. 회식, 워크숍, 출장 등은 업무의 연장으로 간주되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성희롱 역시 직장내 성추행 또는 성희롱으로 처벌 및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2. 상대방은 장난이었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불쾌하고 수치스러웠습니다. 이것도 성희롱이 될까요?
A. 네, 성희롱이 될 수 있습니다. 성희롱 판단의 핵심은 가해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 여부입니다. 객관적으로 보아 일반적인 사람이라도 성적 불쾌감을 느낄 만한 언행이었다면, 가해자가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성희롱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3. 성희롱 사실을 신고하면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2차 가해를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참조). 만약 불이익 조치를 당했다면 이는 별도의 법적 구제 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으므로, 혼자서 두려워하지 마시고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Q4. 직장내 성추행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 우선,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에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희롱이 있었던 날짜, 시간, 장소, 구체적인 언행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두고, 관련 문자 메시지, 이메일, 녹음 파일 등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목격자가 있다면 진술을 받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증거를 확보한 후에는 회사의 공식적인 고충 처리 창구나 외부 전문기관, 그리고 변호사와 상담하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글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법원은 직장내 성추행 및 성희롱 문제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업무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부당한 성적 언동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권리를 찾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전문가와의 상담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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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나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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